제주도 관광을, 제주도 여행으로 바꾼 책.
내가 여행이라고 다닐 때, 언제나 손에 끼고 다니는 책은 돌베개에서 나온 '답사여행의 길잡이'이다. 말 그대로 답사여행으로서 지식에 충실한 책이라, 배경지식으로서만 의미가 있다. 말하자면, 여행의 나머지는 내가 채워야 하는 것이다.
여행을 떠날 때, 그 나머지를 나는 좋아한다. 내가 채워야 하는 것. 정원선의 '제주풍경화'는 그 나머지에 충실한 책이다. 풍광이나 관광지로서 압도된 그러한 여행책이 난무한다만, 이 책은 관광지로서 제주도를 여행지로서 제주도로 바꾸어 놓았다.
여행은, 그들이 정해놓은 이미지를 보는 게 아니라, 내게 부닥치는 이미지들을 내가 해결하는 것이다.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정해져 있던 제주도를 살뜰하게 해방시켜 놓았다. 그러므로 이 책대로 여행할 것이 아니라 이 책의 감성대로 제주도를 보아달라고 저자는 말하고 싶었을 테다. 블로그 친구라는 인상비평의 호감탓도 있을 테지만 나는 제주도 여행을 떠날 때, 이 책을 꼭 끼고 다니기로 했다.


